
저자 이세영 · 출판사 반비 · ISBN 9788983718129
중고 상(상태 좋음) · 6,300원 (정가 17,000원)
우리는 일상적으로 수많은 공간을 접하지만, 공간의 의미나 의도, 효과 등을 생각해볼 기회는 많지 않다. 저자는 삶의 물리적 배경으로 말없이 존재하는 공간의 심층을 들여다보며, 깊이 있는 읽기와 비평을 시도한다. 건물의 외형, 용도와 기능에서부터 건축과 공간의 기획과 설계 과정, 그것에 투사된 설계자의 의도, 정치적 기획과 상품으로서의 특징, 경제적 고려, 공간 이용자들의 실천을 중심으로 공간이 거쳐온 역사 등 다양한 요소와 이야기를 엮어낸다. 저자는 16개의 건축과 6개의 공간을 다룬다. 그중에는 걸출한 건축가의 대표작이나 시대를 대표하는 대규모 건축 프로젝트도 있지만, 일상에서 마주치는 이름 없는 생활공간, 또는 발전소, 지하도, 도로 등 도시 설비와 인프라에 해당하는 곳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일상 공간들은 저자 특유의 관점과 읽기 방식을 통과해 새로운 의미를 띠게 된다. 한국의 도시 공간들은 쉴 틈 없이 반복되는 파괴와 건설을 통해 빠르게 변화한다. 그 과정에서 건축물과 장소들은 충분히 기억되지도, 적절한 의미를 획득하지도, 그렇다고 완전히 망각되지도 못한 어정쩡한 상태로 무너지고, 재개발되어 사람들의 시야에서 멀어진다. 저자는 좌절된 채 남아 있는 도시 공간을 때론 비판적으로, 때론 애정 어린 시선으로 공력을 들여 바라봄으로써 압축적 근대화와 성장 제일주의에 밀려 많은 것을 잃고도 대부분이 슬퍼하지 않았던 도시에 대한 애도 작업을 시도한다.
1. 건축 읽기
서산부인과의원 풍화의 운명 견뎌온 콘크리트 모성
당인리발전소 땅 밑으로 유배 가는 늙은 프로메테우스
남산 자유센터 반공의 이념 앞에 헌정된 정치적 신전
연세대 학생회관 신이여, 혁명이여, 이 도저한 멜랑콜리여
아현고가도로 잠시 서 있는 모든 것을 추모함
세운상가 하늘 아래 새로운 욕망은 없다
성 니콜라스 성당 마르크스가 예견 못한 성과 속의 변증법
용산 국방부 구관 군림하되 한곳만 바라보다
국회의사당 과장된 위엄이 비치는 무능의 석실묘
제주 소라의 성 순치된 스펙터클을 욕망하다
유진상가 비루하고 데데한 유신 건축물의 비애
여의도순복음교회 거룩한 천상의 빵, 신의 이름으로 약속된 세속적 번영
광주시민회관 패배하라, 포에틱 자스티스를 위하여
남영동 대공분실 살인 기계 빚어낸 애국적 판단 중지
고속버스터미널 불균등 발전의 기념비적 표상
마포 도원빌딩 주류 세계를 향한 미완의 인정투쟁
2. 공간 읽기
광화문 지하도 우리는 모두 노숙인이다
종묘공원 늙어가는 모든 존재는 비가 샌다
노을캠핑장 21세기의 가족로망스는 어떻게 실현되는가
청계천 천변풍경, 견유주의자의 시선
가리봉동 톨레랑스의 윤리학을 넘어서
서울 강남 강남이라는 상상의 공동체
책을 펴내며 모든 것은 정치적이다